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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이야기] 유기견의 권리? 제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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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2 16:25 4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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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기 견 청춘들의 1미터 기적

내가 강화도에서 펜션을 운영할 때 일이다.

외롭고 심심했던 그 시절, 나를 위로해 준 건 다름 아닌 세 마리 유기견들이었다.

한 마리는 암컷 곰동이, 진도개 명문가에서 태어난 그녀는, 태생부터품위 있는 맹수였다.

나머지 둘은 수컷, 누렁이와 얼룩이. 시베리안 허스키 종, 눈썰매를 끌고 다니던 정통 썰매 견종이었다. 덩치는 무려 40kg. 내가 산책시키는 게 아니라, 내가 썰매 끌리듯이 끌려다녔다.

강아지 시절엔 셋은 다정한 승냥이 형제였다.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가벼운 쌈박질도 하고, 우정도 나누고, 한 우리 안에 들어 잠도 같이 잤다. 권력 다툼을 해대는 여, 야권의 인간들보다는 더 인간 같았다.

 

하지만 문제는 성장이었다. 청년기가 되자, 두 수컷의 눈빛이 변했다.

“곰동이는 내 여자야

“웃기지 마, 이미 내가 찍었어

그렇게 둘은 매일 밤, 으르렁 됐다. 숫컷들의 사랑의 전쟁이 시작됐다. 곰동이 한테 잘 보이고 싶은 건지 동네 닭집을 털어 칠면조를 물어왔다. 곰동이만 펜션 안으로 들였는데, 그에 불만을 품은 수컷들은 동네 울 바자를 넘어뜨렸고, 옥수수, 감자 밭을 짓뭉개고 초토화시켰다. 사건 사고는 하루가 멀다 하게 일어났다. 게다가 무지들이 있어 그런지 20킬로 사료는 3일이면 거덜난다. 이들의 사랑을 용인하는 순간 펜션은 부도나게 생겼다. “저런 대형개는 절대 씨를 받아서는 안된다!”

가혹하기는 하지만 사랑금지라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강화시장에 나가 쇠사슬 중에서도 제일 굵고 튼튼한, 사실상군견 전용목줄을 샀다. 땅에 깊이 쇠기둥을 박고, 세 마리를 각각 묶었다.

머리 간 거리, 정확히 1미터!

이제는 싸움도, 사랑도, 절대 못 한다. 완벽 분리의 승리였다.

“미안하다, 얘들아. 너희는 이제 사랑 없는 삶을 살아야 해.”

개들은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수일간 울분을 토했다. 그렇게 매순간의 미안함과 통쾌함의 시간은 흘렀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곰동이가 어느 날부터 밥도 잘 안 먹고 심해하기 시작했다. 꼭 임산부 입술이 하는 것 같은 느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닐까 다를까 곰동이의 배가 불룩해지기 시작한다. 너무 놀라 목줄을 당겨 보았다. 분단의 간격은 변함이 없다.

나는 순간 논리적 상상을 했다. "밤중에 들개놈 한테 곰동이가 당했구나"

몇 주 뒤, 곰동이는 6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나는 새끼들 모습을 보고, 숨이 멎는 줄 알았다. 모두 허스키였다. 더 충격을 받은 건 누렁이도 있고 얼룩이도 있다.

결국 법인은 집 안에 있었다. 들개들은 무죄였다.

머리 간 거리는 분명 1미터. 서로는 코끝도 안 닿는다. 사슬은 강철이었고, 풀린 흔적도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대체어떻게 한 거야, 이놈들아?!”

그 사건의 책임으로 결국 누렁이와 얼룩이는 극형에 처해졌다. 죄명은견주 방침과 정책에 불만을 품은 죄, 불법교미로 불량성분의 대를 이은 죄.

~다음호에 이음~

장세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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