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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없는 봉사, 과연 순수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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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b7becf6196a5dfcf813d799e81a3ca4_1752631166_6121.png 

                                                 -출처 : 한성옥모자아사 사건 진상규명 탈북민비상대책위 활동사진-

 

최근 일부 탈북민들 사이에서 정치적 색채 없는 순수한 봉사를 자처하며 북한인권 문제를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나는 정치에는 관심 없고, 그저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을 뿐이라며 인권문제를 언급하는 이들을 정치적이라고 단정 짓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봉사의 본질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구조적 불의 앞에서의 침묵을 합리화하는 위험한 자기검열일 수 있다.

 

봉사는 단순히 쌀 한 포대를 나눠주고,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한 인간이 사회 안에서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손을 내미는 일이며, 그 존엄의 바탕에는 인권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의 가족과 형제들이 선택의 자유없이 무권리한 삶을 강요당하고 있고, 또 어떤 이들은 국가 권력에 의해 정치범으로 낙인찍혀 감금·고문당하고, 이유도 모른 채 사라지고 있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다. 고통의 본질을 외면한 봉사는 결국 미담으로 소비되는 감정적 자선에 불과하다. 진정한 봉사는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고, 구조적 불의에 맞서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탈북민 사회야말로 인권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절절히 경험한 이들이다. 그럼에도 인권은 정치, 봉사는 탈정치라는 이분법이 퍼지는 것은 큰 문제다. 인권 없는 봉사는 결국 억압 체제의 방관이자 침묵의 공범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오늘날 북한인권이라는 단어 자체가 점점 낯설고 불편한 정치적 언어로 치부되고 있다. 인권을 특정 이념과 연결짓고, 그것을 정치적 쟁점으로 몰아세우는 정책과 정서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제는 북한인권이라는 말이 공허하게 느껴질 만큼 의미가 희석되고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아무리 정의로운 일이라도 국민 정서와 부딪히면 소멸된다는 냉혹한 현실 앞에서, 우리는 인권운동의 본질을 어떻게 다시 세울 것인가.

 

사실 인권운동은 정치가 아니다. 그것은 가장 소외된 이들을 향한 인간적 연대이자, 곧 봉사의 정신이다. 탈북민과 북한 주민을 위한 행동은 이념을 넘어선 인민봉사의 길이어야 한다. 배고픔과 억압 속에 갇힌 사람들에게 손을 내미는 일은 결코 정치가 될 수 없으며, 그것은 가장 숭고한 봉사이자 나눔의 실천이다.

 

따라서 이제는 북한인권이라는 무거운 용어 대신, 더 따뜻하고 인간적인 표현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북한 주민을 위한 봉사’, ‘인민봉사라는 이름은 그 본질을 더 정확히 드러낸다. 생명을 지키고, 고통을 나누며, 자유의 가치를 함께 꿈꾸는 행동이야말로 진정한 인권운동이다.

 

정치의 그늘 속에서 퇴색된 북한인권이 아니라, 사람을 향한 가장 순수한 봉사의 이름으로 다시 불러야 한다. 인권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고통받는 이웃에게 건네는 따뜻한 손길이다. 그것이야말로 남과 북을 잇는 진정한 연대이며, 결국 인권운동의 출발점이자 종착지가 될 것이다.

 

북한인권운동, 이제는 인민봉사라는 이름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침묵하지 않는 양심의 실천이며, 가장 고귀한 봉사의 길일것이다.


-겨레얼통일연대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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