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탈북민, ‘인권’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모이다-세계탈북디아스포라협의회 2025 탈북민 송년회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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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탈북디아스포라협의회(의장 태영호)는 12월 17일 서울 영등포에서 「2025 탈북민 송년회」를 개최하고, 한 해 동안 이어진 탈북민 인권 연대의 성과를 되짚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는 감사패 전달식과 북한군 포로 청년들의 편지 공개를 중심으로, 탈북민 공동체가 국제 인권의 주체로 서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36개 나라 탈북민, 하나의 연대로 결집”
감사패 전달식 인사말에서 태영호 의장은 2025년을 “탈북민 인권 시민사회가 국제무대에서 실질적 주체로 도약한 해”로 평가했다. 태 의장은 겨레얼통일연대가 주관한 ‘제22회 북한자유주간’행사와 ‘2025서울북한인권세계대회’를 올해의 대표적 성과로 꼽으며, 이 세계대회를 계기로 전 세계 36개국에 흩어져 있던 탈북민들이 ‘인권’이라는 하나의 가치로 결집하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24개국의 탈북민 단체와 대표자들이 세계탈북디아스포라협의회를 구성해 자율적이고 책임 있는 국제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는 탈북민이 더 이상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행동하는 인권의 주체임을 국제사회에 분명히 보여준 역사적 진전”이라고 밝혔다.
탈북민 분과의 독립성, 연대의 방식까지 스스로 결정
태 의장은 또 이번 세계대회를 이끈 조직위원회가 대회 준비 과정에서 탈북민 분과위원회를 공식 구성하고, 전 세계 탈북민 인권활동가들이 희망하는 토론 주제와 연대 방식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독립성을 부여한 점을 의미 있는 변화로 언급했다. 이는 탈북민 스스로가 의제를 설정하고 연대의 방향을 결정하는 구조를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날 감사패를 받은 임창호 세계대회 조직위원장은 “나는 실향민의 자녀로서 북한 인권 해방을 평생의 사명으로 살아왔다”며, “탈북민을 섬기며 함께 인권의 목소리를 내온 세월 속에서, 오늘 탈북민으로부터 직접 감사패를 받게 된 것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영광”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수많은 감사패 중에서도 오늘 받은 이 감사패가 가장 소중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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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광주 세계대회 대회장 또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와 함께 30여 년간 북한 인권 활동을 이어오며 탈북민과 동행해 왔다”며, “탈북민들로부터 처음으로 받는 감사패라 더욱 분에 넘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탈북민들과 함께 북한 인권 해방의
길을 끝까지 가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우크라이나 억류 북한군 포로 청년들의 편지 공개
행사에서는 또 하나의 깊은 울림이 이어졌다. 태영호 의장이 낭독한 우크라이나에 억류 중인 북한군 포로 청년 두 명의 자필 편지가 참석자들 앞에 공개된 것이다. 이 편지는 최근 포로 청년들의 반복된 자살 시도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심리적 안정을 위해 수많은 탈북민들이 보낸 편지에 대한 회신이었다.
편지 속에는 “우리를 잊지 않고 사람으로 대해준 탈북민들에게 감사하다”는 절절한 마음이 담겨 있었고, 행사장은 한동안 숙연한 침묵에 잠겼다. 이 장면은 탈북민 인권 연대가 국경을 넘어 생명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연대로 완성된 송년회, 공동체의 힘을 보여주다
이번 송년회는 탈북민 공동체와 시민사회의 자발적 연대로 더욱 의미를 더했다. 충남 아산시에 소재한 ㈜해천식품(해천식품유한공사) 진재령 회장은 이번 행사를 위해 식비 500만 원과 김치 120박스를 후원하며 따뜻한 연대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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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전국탈북민봉사연합회 이영철 회장을 비롯해 안찬일, 이영현, 권오숙, 김명옥, 한미옥, 박지아 등 탈북민 단체장들과 회원들, 역시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 이번 송년회를 후원했다. 이러한 후원은
외부의 일회성 지원이 아닌, 탈북민 공동체와 그 동반자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연대의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연대의 기록, 그리고 다음을 향한 약속
감사패 전달식과 포로 청년들의 편지 공개, 그리고 연대의 식사를 끝으로 「2025 탈북민 송년회」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연말 모임을 넘어, 탈북민 디아스포라가 스스로의 이름으로 국제 인권 연대의 한 축을 이루고 있음을 선언하는 자리로 기록될 것이다.
세계탈북디아스포라협의회는 “이번 송년회는 지난 성과를 기념하는 동시에, 다가올 해에도 탈북민이 국제 인권의 현장에서 책임 있는 주체로 행동하겠다는 공동의 약속”이라며, “앞으로도 북한 인권과 생명의 문제 앞에서 침묵하지 않는 연대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겨레얼통일연대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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